어제(5월 15일)은 '스승의 날'이였습니다.

 

본래 교권존중과 스승공경의 사회적 풍토를 조성하여 교원의 사기진작과 사회적 지위향상을 위하여 지정된 날이나 지금은 그 의미가 많이 퇴색되었습니다. 학교와 교사는 '촌지 받는 날' 이라는 오해를 사지 않기 위해 재량휴업을 하거나 스승의 날 행사를 하지 않는 경우가 많고, 학부모들은 스승의 노고와 감사를 표하기보다는 자신의 자식을 잘봐달라는 일종의 뇌물을 건네고 있습니다.

 

또한 '학생인권조례 및 교원인권조례'의 재정으로 사제간의 관계는 딱딱한 벽에 가로막혔습니다. 교사가 학생훈계의 목적으로 사랑의 매를 드는 것조차 신고의 대상이 되었고 마찬가지로 학생의 비행은 교화보다 처벌에 맞춰 해결하게 되었습니다. 지금의 교육정책은 사실상 교사와 학생 사이를 '가르치고 배우는' 관계 그 이하도 이상도 아닌 것으로 만들어버린 것입니다.

 

그러다보니 '교사라고 불릴망정 진정한 스승'은 찾아보기 힘들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어제 접한 서울 수서초등학교의 한 교사의 이야기에서 이 시대 스승상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를 앓는 한 학생을 지속적인 관심과 노력으로 변화시킨 것입니다. 승리라는 이름을 가진 학생은 초등학교 2학년 때 박 교사와 만났고 당시 박 교사에게 욕설과 폭력을 서슴없이 행사할 정도로 이른바 문제학생이였습니다. 수업시간에 교실을 뛰어다니는 전형적인 ADHD 증상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일부 학부모들은 승리 군의 학급분위기를 망친다고 전학을 요구하기도 했지만 오직 박 교사만은 자신의 집에 초대해 맛있는 밥을 해주기도 하고, 몸이 불편한 승리 군의 어머니 대신 예술의전당이나 백화점을 데리고 다니는 등 제 2의 어머니로서 승리 군을 대했습니다. 심지어 승리 군이 종종 바지에 대변을 볼 때에도 직접 손으로 바지를 빨아주기도 했습니다.

 

이 같은 관심과 정성에 승리 군도 서서히 변화하기 시작했고, 4학년인 지금 첫 교과학습진단평가에서 전교 1등을 할만큼 변했다고 합니다. 일반적으로 ADHD 증상을 앓는 학생을 골칫거리로 생각하는 교사였다면 꿈도 꿀 수 없는 일이 일어난것입니다.




 

'지식의 전수'는 물론 교사가 해야할 가장 기본적인 요소 중 하나입니다. 그러나 지금 우리 사회는 교사에게 오직 가르치는 것만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인성교육을 우선해야 된다는 말은 교육정책은 주지교과위주로 흘러가고 있고, 학부모는 잘 가르치는 교사를 최고라 생각하며 성적으로 평가하는 교원평가제·성과급제도·학교등급제 등에 무색하게 느껴질 수 밖에 없습니다.

 

유명한 일화지만 천재적인 물리학자 아인슈타인도 어린시절 ADHD를 앓았다고 합니다. 아인슈타인도 박 교사와 같은 스승을 만나 자신의 잠재적 천재성을 드러낼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만약 성적을 우선시하는 우리나라와 그와 같은 교사를 만났다면 아인슈타인이 지금과 같이 성장할 수 있었을까요? 오죽하면 '아이슈타인이 우리나라에서 태어났다면 청소부나 됐을 것이다.' 말이 있을 정도로 우리나라 교육은 비참하게 평가되고 있습니다.

 

중간에 이야기가 다른 곳으로 흘렀지만 마지막으로 진정한 스승의 모습을 보여준 사연 속 스승에게 존경을 표하며 하루빨리 교육환경과 사회적인식이 변해 교과보다 인성을 중시하는 교육이 펼쳐지는 학교 그리고 박 교사와 같은 분이 인정받는 날이 찾아오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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