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모 여고에서 개와 고양이 등 유기동물을 대상으로 해부실습이 이뤄진데 논란이 끊이질 않고 있습니다.


동물사랑실천협회 홈페이지에 인천 모 여고에서 실시되고 있는 유기동물 해부실습을 중단해야한다는 청원의 글이 올라왔습니다. 이 글에는 교사와 학생들이 개와 고양이, 토끼 등을 해부하는 모습이 담긴 사진 10여장이 증거로 첨부되었습니다.


일각에서는 명백한 동물학대라는 입장을 보이는 반면 수의학도를 위한 진로교육 측면에서 이뤄진 교육이라는 입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습니다.


사진에는 고양이 사체를 잡아주는 보조와 함께 고양이 가죽을 순차적으로 제거하는 모습이 보이기도 하며, 토끼는 머리와 다리를 제외하고 모두 박피된 상태로 상자에 담겨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또한 개 심장을 반으로 자르고 심방과 심실을 표시한 사진, 개의 자궁은 Y자 모양을 하고 있어 한 번에 여러 마리 임신을 할 수 있다는 설명을 덧붙인 사진도 포함되었습니다.



동물단체에서는 이 같은 행위는 고교 교육과정에서는 불필요한 일이며 자칫 학생들이 생명의 존엄성에 무감각해져 동물을 물건처럼 여기는 동물학대를 불러오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비난하고 있습니다. 결국 시교육청은 동물 구입 경위와 사유 등에 대한 경위보고를 받았습니다.


해당 학교는 의대나 생물학과 진학을 원하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방과 후 해부학교실에서 실습이 이뤄졌으며 사체는 유기동물 사체를 이용했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담당교사는 교육적 목적으로 진행하여 문제가 커질 줄 몰랐고, 물의를 빚었다는 점에 자숙하지만 학생들에게 나쁜 교육을 시켰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항변했습니다.


개인적으로 이번 고교 해부학실습이 동물학대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수의학도를 꿈꾸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직업체험의 목적으로 실시했다는 점도 그러하며 실습과정에서 보여준 행동들이 언론에 밝혀진 것과는 달리 교육적이였기 때문입니다.


물론 아직 생명에 대한 의식이 미성숙한 고교생을 대상으로 생명존엄에 대한 교육이 사전에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문제의 소지가 있지만 고교에서 동물을 해부실험에 이용했다는 것 자체가 동물학대에 해당하지는 않다는 것입니다. 물론 해부 후 사체처리에 소홀함이 없었다는 가정이 있어야겠지요.


요즘 유독 동물학대에 관한 일들에 민감한 동사협입니다.


전문적 지식이 있는 대학에서 동물을 해부하면 해부학이고 전문적 지식이 부족한 고교에서 해부하면 동물학대라는 논리에는 분명 오류가 있어 보입니다. 또한 유독 학대의 범위를 개와 고양이 즉, 반려동물에만 국한시킨다는 점에서도 문제가 있습니다. 동사협의 논리대로라면 중등에서 실시되는 개구리 해부실험도 동물학대며, 고사시 올리는 돼지머리도 동물학대에 해당하고, 신선함을 추구한답시고 산채로 동물의 살점을 뜯어내는 도축도 동물학대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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