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립고등학교를 졸업했습니다. 국·공립 고등학교와는 달리 3년의 재학시절동안 바뀐 선생님이라고는 단 한명이였습니다.

사립학교의 특성 상, 특별한 징계행위를 저지르지 않는다면 한 학교에서 정년을 보장받을 수 있으니 인사이동이 적은 것은 당연합니다. 또한 국·공립 학교와는 달리 2급 정교사 자격증만 가지고 있으면 정교사로 채용받을 수 있습니다. 참고로 국·공립 학교는 2급 정교사 자격증을 가진 사람들이 임용고사를 응시하고 합격한 사람들이 채용됩니다.

위 언급한 1. 한 학교에 정년이 될 때까지 근무할 수 있다. 2. 임용고시를 패스하지 않아도 2급 정교사 자격증만 취득했다면 채용될 수 있다. 라는 2가지 사립학교 임용사항은 교사로 임용되고자 하는 사람에게는 엄청난 메리트가 아닐 수 없습니다. 첫번째 사항을 제외하더라도 시간이 갈수록 높아지는 사대 임용고시의 관문을 저치지 않는다는 점만 하더라도 말이지요.

그런데 이를 악용할 여지가 충분한 사항은 사립학교 교사채용을 사립학교자체에서 결정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사립고등학교를 다니던 학창시절, 유일하게 새로 들어온 한명의 선생님에 대한 소문이 자자했습니다. 지방 사대출신인데 돈을 얼마를 주고 들어왔다라는 소문이였습니다.

학창시절 소문으로만 들었던 사립고등학교 교사채용 비리를 신문을 통해 확신하게 되었습니다. 모 사립학교 교장의 집에서 5만원권이 무려 3만 4천장, 현금 17억이 발견되었다는 기사가 게재되었습니다. 물론 학교 물품과 자재 구매, 학교 건물 신축 및 보수 공사 등에서 조성된 비자금과 합쳐진 금액이나 '교사 채용'에서 조성된 비자금이 상당부분 차지했다는 증언이 속속 밝혀졌습니다.

이 교장이 속해 있는 학교재단 산하 초등학교에 근무하는 기간제 교사의 아버지는 자신의 딸이 정교사로 채용될 수 있도록 교장의 집에 찾아갔습니다. 그의 지갑에 채워진 수표 4000만원과 함께였습니다. 하지만 교장을 만나고 온 아버지의 얼굴은 어두웠습니다. 수표로 준비한 4000만원이 액수가 적어서였기 때문입니다. 다음 날 교장은 기간제 교사에게 전화를 걸어 학교를 우습게 안다며 질책했고, 딸의 아버지는 다시 교장을 찾아가 빌었습니다. 이후 기간제 교사는 정교사로 임용되었고, 알고보니 딸의 아버지가 자존심과 함께 2500만원을 더해 총 6500만원을 교장에게 건낸것이 밝혀졌습니다.

이 외에도 비슷하게 다른 기간제 교사의 아버지에게 돈을 받아 챙겼습니다. 그러나 이 교장은 교사채용대가가 아닌 자발적 학교발전기금 명목으로 돈을 받은 것이라고 오리발을 내밀었습니다. 학교발전기금은 교육청에 신고한 학교 공식 계좌에 즉시 돈을 입금하도록 되어있고, 기부자에게는 세금 영수증을 발행해야 합니다. 그런데 이런 절차는 당연(?)하게도 없었다는 점에서 새빨간 거짓말이 분명합니다.

채용비리 비자금 조성은 사립학교에만 존재하는 방식입니다. 그러나 얼마 전 포스팅에 게재한 것처럼 학교 물품과 자재 구매, 학교 건물 신축 및 보수 공사 등에서 알만한 교장들은 대부분 비리를 저지르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실제 구매비용이 천만원이라면 서류상으로는 천오백만원으로 계약하고, 실제로 거래통장으로 천오백만원을 입금합니다. 그리고 계약한 업체로부터 후에 잔액을 되돌려받는 식입니다.

사실 검찰에 적발된 위 교장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 즉, 운이 없는 케이스일 뿐입니다. 대부분 교장들이 이 같은 행위를 저지르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에 비리와 부패없는 곳이 어디있겠느냐만은 최소한 한 학교의 교육을 책임이는 교장들의 비리행각을 뿌리뽑을 대책이 필요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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