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6일 대구 북구의 한 아파트 8층에서 한 여중생이 투신자살을 시도한 일이 발생했습니다. 고통스런 삶을 끊고자했던 여학생에게는 불행일수도 있겠으나 화단의 나뭇가지 위로 떨어져 불행 중 다행으로 목숨은 건졌다고 합니다.

 

이 여학생은 투신 전 "학업 부진에 책임 의식을 느껴 힘들다, 지난해 학원에서 동급생들로부터 괴롭힘을 받아 학원을 못 다니게 됐다."는 내용의 유서를 작성한 것으로 보아 학업스트레스와 학원폭력이 자살을 기도한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생각됩니다.

 

 

자살의 원인 1 : 입시스트레스와 폭력

 

지난 해 학교폭력에 시달리던 대구 중학생 자살사건이후 교과부는 학교폭력근절을 위해 모든 노력을 쏟아붓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 노력이 무색할 정도로 학생들의 자살소식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자살원인은 다양하나 십중팔구는 '학업스트레스'와 '학교폭력' 이 두가지에 의해서입니다. 즉, 교과부가 사실 상 학생들의 학업스트레스 감소를 효과적으로 해결하지 못하고 있고 역시 학교폭력으로부터 학생들을 지켜주지 못하고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자살의 원인 2 : 베르테르 효과

 

과거에도 학생들의 자살은 존재했지만 인터넷과 매체가 발달한 21세기 '자살의 전염'이 학생들의 자살을 부추기고 있습니다. 거브너의 사회적 학습이론에 따르면 언론보도에서 자살의 장면을 자세히 묘사함으로써 사람들의 가슴 한 켠에 자살에 대한 이미지를 갖게 한다고 합니다. 이처럼 자살은 전염성을 일컬어 베르테르 효과라고도 합니다. 권총 자살한 소설 <젊은 베르테르의 스픔>을 괴테가 발표한 뒤 18세기 유럽에서 실제로 자살이 급증한 것에서 근거합니다. 이 같은 효과를 입증하듯 지난해 발생한 대구 중학생 자살을 시작으로 발생한 대부분의 학생자살방법이 유사한 것도 우연의 일치는 아닌듯 합니다.

 

자살의 원인 3 : 리셋 증후군

 

과거 우리 아버지·어머니 세대는 대부분 무일푼이나 다름없는 상태에서 가족을 만들고 생활을 꾸려왔습니다. 그 과정에 고난과 역경이 있을지라도 이를 헤쳐가면서 정신적 강검함이 생기곤 했습니다. 그러나 요즘 젊은 세대들은 대부분 부족함이 없는 가정에서 자라 대학을 졸업할때까지 가정에서 뒷바라지를 해줍니다. 그러다보니 스스로의 힘으로 좌절, 스트레스, 불안을 극복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지 않고, 결국 고난과 역경이 닥치면 이를 회피하고자 하는 성향이 강해졌습니다. 이런 특성을 사이버 세계의 리셋 증후군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컴퓨터를 하다가 무엇인가 잘못되면 주저할 것 없이 리셋 버튼을 눌러버립니다. 그러면 모든 것이 처음부터 깔끔하게 다시 시작됩니다. 머리를 혼잡하게 하는 것을 리셋 버튼 하나로 깨끗이 지워버리면 된다는 사고방식, 그것을 실제 자신의 삶에 적용하여 인생의 리셋 즉, 자살을 선택합니다.

 

결국 이 같은 원인들은 교과부의 입시지양적 정책, 가정의 과잉보호식 양육 기피 등 근본적인 해결책으로 해결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현실은 줄세우기식 교육풍토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가정교육은 도덕보다 성적을 우선시하고 있습니다. 학생들의 자살소식에도 놀라지 않는 씁쓸한 현실을 만든것은 학교폭력 가해자는 물론이고 우리 사회도 한 몫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