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해의 소지없이 읽어주셨으면 하는 바램과 함께 글을 써 봅니다.
개인적으로 이번 네티즌들의 '백악관 동해 투표' 참여는 긍정적인 측면에서 보면 동해에 대한 국민적 관심과 한국인의 의지를 보여주는 하나의 계기가 되었지만 일말의 지식도 없는 감정적인 대응이라는 점에서 아쉬움이 들었습니다.
무례한 질문이지만 여러분은 혹시 독도가 우리땅라고 말하지만 '왜? 역사적 근거가 있어? 뭔데?' 라고 물어본다면 한마디라도 이야기할 수 있으신가요? 어떤 주장에 대한 타당성을 갖기 위해서는 그에 대한 근거를 반드시 제기해야 합니다. 아무런 근거없이 무작정 자신의 주장만을 내세우는 것은 주장이 아닌 '억지'라는 표현이 더 어울리지요.
이번 '백악관 동해 투표'도 마찬가지입니다.
지금 진행되고 있는 동해 투표는 동해(East Sea), 일본해(Sea of Japan)의 명칭문제로 불거진 문제일 뿐 독도와는 별개의 문제입니다. 독도는 동해에 속한 영토일 뿐이라는 말입니다. '독도를 찾아옵시다! 백악관 홈페이지에 투표합시다!' 라는 주장은 아는 사람이 보면 오히려 비웃음만 살 뿐 아무런 감정의 동요도 가져오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물론 투표에 참여하는 것도 좋지만 '무슨 이유로? 어떤 사안이기에?' 라는 것들을 인지하면서 투표에 동참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23일, 일본해의 국제 명칭을 결정한다.
일본해의 국제 명칭이 결정된다, 동해가 아닌 일본해라고 말한 이유가 있습니다. 앞서 언급하다시피 이번 백악관 동해 투표는 미국의 일본해 표기의 정정을 요청한 한인회의 요청에 의해 시작되었습니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미국 측이 사용한 '일본해'는 IHO(국제수로기구)에서 지정한 국제적 명칭으로 명백하게 따지면 잘못된 표기는 아닙니다.
역사적 근거로 볼 경우 '동해'라는 표기가 정당함에도 국제적 명칭이 '일본해'로 사용되는 이유는 왜일까요?
IHO는 1919년 세계 20여 개국이 런던에 모여 제1차 국제수로회의를 개최하면서 설립된 기구입니다. 그리고 1921년 모나코에 본부를 둔 IBH(국제수로국)가 공식 출범했습니다. 이후 정부 간 협약에 따라 1970년 오늘날의 IHO(국제수로기구)로 확대 개편된 것입니다. 우리나라는 1957년 국립해양 조사원이 가입해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한국전쟁과 일제치하에서 참여할 기회조차 없었던 것입니다. 그러다보니 1929년, 1937년, 1953년 3차례에 걸쳐 바다 이름 표기 규정을 채택할 당시에 우리나라는 참여하지 못했습니다. 물론 일본은 참여했고, 그 당시 국제적으로 통용된 '일본해'가 지금까지 국제명칭으로 사용되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나라는 1992년에서야 'East Sea' 명칭을 정한 후 20년이 지난 지금까지 동해 표기 확산을 추진해왔지만 미국, 영국 등의 일본해 표기 지지로 성과를 거두고 있지 못한 상태입니다. 일부 개념있는 국가들만 일본해 표기가 식민통치 시대의 잘못된 유산이라는 것을 인식하고 병행 표기하고 있을 뿐입니다.
동해의 국제 명칭을 결정하는 IHO 총회가 내일 열립니다. 국제적으로 미국의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고, 그런 의미에서 이번 '백악관 동해 표기' 투표는 미국에게 우리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만, 투표하시는 분들이 투표에만 그칠 것이 아니라 지금 동해와 일본해의 정황도 인지하면서 투표에 참여한다면 더 좋지 않을까 하는 마음과 함께 글을 마무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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