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메트로9호선(주)에서 14일 "개화역에서 신논현역까지 운행하는 9호선 요금을 교통카드 이용을 기준으로 현 1050원에서 1550원으로 6월 16일부터 인상한다"라고 발표했습니다. 물론 9호선으로 환승할 경우 환승 게이트에서 500원을 별도로 징수하게 되었습니다.

 

이는 분명 사회적 이슈거리입니다.

하지만 민자사업의 병폐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임에도 불구하고 의외로 사람들은 관심을 가지지 않고 있습니다. 하루 평균 20만명의 지하철 9호선 이용객에게만 문제가 피부로 다가올 뿐 나머지 사람들은 "나랑 관련 없으니까" 라는 생각으로 쉬쉬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이는 위대한 투표로 집권하게 된 일당의 민자사랑이 불고올 태풍의 전초를 보여주는 것일 뿐입니다. 민영화로 인한 경쟁은 높은 서비스와 저렴한 가격으로 국민생활의 질을 향상시켜줄 것이라는 그들의 주장과는 달리 현실은 이렇기 때문입니다.

 

 

민자사업, 누구를 위한 것인가?

 

앞서 언급하다시피 정부가 민영화 추진을 주장하면서 하는 말은 항상 경쟁을 통한 높은 서비스와 경쟁력 있는 가격 확보로 국민삶의 질을 높여준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신분당선과 지하철 9호선의 경우 어떻습니까?

 

지하철 9호선은 지난 2000년 건설기본계획이 승인되어 2002년 4월 착공되었습니다. 당시 민자사업이 추진된 이유는 국가재정과 서울시 재정의 부족이라고 밝혔었습니다. 그러나 조금만 들여다보면 이 과정에 상당한 의문점이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당시 지하철 9호선 총 사업비에 들어간 민자자본의 비율이 1/3 밖에 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총 3조 5천억원 공사비 중 국가와 서울시 2조 3천억원을 투자했으나 1조원 가량이 없어 국민이 낸 세금은 세금대로 들어가고 요금은 더 비싼 민자사업을 유치했다는 것은 어불성설입니다.

 

공사비 부풀리기와 각종 비리의 개입이라고 밖에는 생각할 수가 없습니다. 실제로 이명박 서울시장(현대그룹 CEO 출신) 취임 이후 기존 9호선 민자사업자인 울트라컨소시엄에서 급작스럽게 현대로템으로 교체되었고, 2008년 대통령 취임 이후에는 우리나라 각종 SOC에 투자하고 있는 맥쿼리 한국인프라가 2대 주주로 등극한 점만 보더라도 의혹이 의혹이 아닌 사실이라는 것을 반증하는 예입니다. 참고로 맥쿼리에는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의원의 아들 이지형씨가 대표로 있었던 기업입니다.

 

KTX 민영화, 인천공항 민영화, 의료 민영화, 전기·수도·가스 민영화 등...

 

이대로 계속된다면 이 모든 민영화가 이뤄지지 않는다는 보장도 없습니다. 대다수 국민은 이 모든 것에 반대하고 있지만 이번 총선 결과 침묵해야 했습니다. 또 다시 4년을 기다리는 동안 무슨 일을 저지를지 모릅니다. 사회를 떠들석하게 하고 있는 각종 흉악범죄들도 문제지만 사실 더 큰 문제는 국민을 보이지 않게 서서히 죽여가고 있는 이 나라가 아닌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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