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없던 소년시절, 모르는 집 대문 초인종을 누르고 도망치거나 여자아이들 고무줄 가위로 자르거나 긴급번호 장난전화하기 등 장난기 많은 남자아이였다면 누구나 한 번쯤 해본 경험이 있지 않나요?

 

그러나 소방서나 경찰서에 장난전화하는 것이 사회적으로 큰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2005년부터 장난전화를 처벌하는 관계법령에 의해 그 정도가 감소하고 있지만 지금까지도 장난전화는 없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실제로, 대전소방본부에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하루 평균 순수 장난전화만 5건이라고 합니다. 2005년 12건, 2006년 10건, 2007년 7건 등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추이지만 하루에 이 정도면 상당히 심각한 수치입니다. 일년으로 계산할 경우 2005년 2852건, 2006년 1679건으로 이렇게 많은 건수에 소비되는 인력과 시간은 상상이상입니다.

 

만우절

 

관련부처에 따르면 평일보다 만우절에 장난전화 건수가 급증한다고 합니다.

 

우연일까요? 얼마 전 전국을 떠들석하게 만들었던 외노자 수원 살인토막살인사건이 발생한 날이 바로 만우절이였습니다. 엄밀히 따지면 피해자가 112에 신고전화를 건 시간은 4월 1일 오후 10시쯤이였고, 살해당한 시간은 4월 2일 오전 5시쯤이였습니다.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녹취록을 살펴본 결과, 경찰이 신고의 진실여부에 의심을 품고 되묻는 듯한 뉘앙스로 보였습니다. 피해자의 신고에 "아는 사람이에요?", "정확히 어디신데요?", "못골놀이터요?" 등 되묻는 것이 진위여부를 따지는 듯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는 안되지만 경찰도 사람인지라 신고접수를 받고 현장에 나갔지만 장난전화로 인한 헛걸음임을 알게 되면 나태해지기 마련입니다. 만일 만우절인 그날 수십건의 장난전화가 걸려왔고, 장난전화에 맥 빠진 경찰관이 수원 살인사건의 진위여부에 의구심을 품고 대처가 늦어진 것이라면 경찰 뿐만 아니라 평소 장난전화를 즐기는 사람에게도 간접적으로 책임이 있습니다. 

 

 

 

사건 이후, 모방 장난전화 급증

 

세상에는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사람이 너무 많습니다. 수원 피해자를 애도하지는 못할망정 그 사건을 모방해 장난전화를 거는 사람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대표적인 예로 지난 10일 '차 트렁크에 납치됐다'는 거짓 신고에 경찰관 60명과 순찰차 7대 그리고 2시간을 허비한 일이 있었습니다. 표면적으로 드러난 피해일 뿐 사실 이 시간동안 다른 곳에서 정말 긴급한 신고가 접수된 경우 피해자가 도움을 받지 못하는 치안공백이 만들어 질 수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장난전화를 건 사람에 대한 처벌은 현실적으로 너무도 가볍습니다.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형사입건할 수 있으나 현실적으로 이런 경우는 1%에도 미치지 못한다고 합니다. 대부분은 즉결심판에 회부되어 10만원 이하의 벌금이나 구류 과료 등의 처분을 받을 뿐입니다.

 

수원 살인사건 이후 장난전화를 엄벌하기 위한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고 하지만 장난전화 처벌에 대한 법적 근거가 불분명하다는 이유로 뚜렷한 대책을 세우지 못하고 있습니다. 장난전화는 간접적으로 범죄에 동조하는 일일수도 있습니다. 남녀노소를 떠나 엄중하게 다스릴 수 있는 법적 근거를 조성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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