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가 부모를 살해하는 존속살해, 이유나 까닭을 떠나 그 자체로 용납할 수 없는 행동입니다.

그러나 재판장에서 밝혀진 소년의 기구한 사연이 재판장 내부를 울음바다로 만들었고, 이후 네티즌들도 질책보다는 동정의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도대체 이 모자지간에는 어떤 일이 있었던 것일까요?

지난 화요일 한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고 있는 소년은 서울동부지법 제1호 법정에서 단기 3년 장기 3년 6개월의 징역형을 선고받습니다. 어머니를 살해한 존속살해가 그 죄목이였습니다. 가해자의 나이 19세, 존속살해로 받은 형벌로는 너무도 가볍지만 재판장 내 어느 누구도 항의의 목소리를 내지 않았습니다.

소년의 어머니는 여자라는 이유로 차별받는 가정에서 태어나 사랑받지 못한채 자랐습니다. 설상가상으로 남편과의 부부관계도 순탄치 못했고 결국 어머니에게 남은 것은 아들 하나뿐이였습니다. 사랑받지 못한 사람은 사랑할 줄 모르는 것일까요? 소년의 어머니는 하나뿐인 아들을 자신의 대리만족을 위한 도구로 이용하기 시작했습니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상위권성적임에도 불구하고 양이 차지 않은 어머니의 체벌은 아이의 몸 뿐만 아니라 마음까지 멍들게 했습니다. 이후 지속된 체벌은 설상가상으로 아들의 외고진학실패에 구타로 변모하였습니다. 언제나 전교 1등을 말하던 어머니는 하나뿐인 아들을 골프채와 홍두깨 등 도구를 이용해 구타했고 심지어 잠을 재우지 않거나 단식시키는 가혹행위도 서슴치 않았습니다. 아들의 볼멘소리는 어머니가 자신의 가슴에 칼을 대고 '죽어버린다'는 협박아닌 협박에 묵살되었습니다.

어머니의 아들에 대한 편집증적 학업집착은 아들을 사물변별 및 의사결정 능력의 감퇴 즉, 정신질환의 일종인 심신미약 상태로 만들었고, 아들은 존속살해라는 끔찍한 범행을 저질렀습니다. 검찰은 소년의 심신미약 상태를 인정하지 않아 구형 15년형을 제시했지만 재판부에서는 소년의 반성의지, 배심원의 권고, 증인의 정상참작 요청과 심신미약 상태를 인정해 앞서언급한 단기 3년 장기 3년 6개월의 징역을 선고하였습니다.


어머니를 살해한 소년의 회고

"불쌍한 어머니를 생각하지 못하고 나 자신만 생각했습니다. 이제 바로잡기에는 너무 늦었고 평생 따라올 죄를 저질렀습니다. 하지만 앞으로 회개와 반성할 수 있는 기회를 주신다면 다른 사람을 위해 봉사하며 살도록 하겠습니다."

현대 부모들의 그릇된 자녀사랑

정도의 차이만 있을뿐 현대 부모 대부분이 소년의 어머니처럼 성적제일주의에 빠져있습니다. 아이들의 인격과 자유시간은 아랑곳 하지 않고 학교와 학원, 과외에 아이들을 밀어넣고 있습니다. 자녀의 미래를 걱정하는 부모의 마음은 십분이해하나 과도한 관여에 아이들은 숨통이 막혀가고 있습니다.

이러한 부모들의 태도는 아이들의 인성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성적이 좋으면 도덕적으로 잘못을 저질러도 면죄부를 받는 반면, 성적이 나쁜 아이는 아무리 인격이 형생돼 있더라도 인정받지 못하는게 요즘 가정교육의 현실입니다. 그에따라 정작 가정에서 가르쳐야할 기초적이고 기본적인 예절교육이나 인성교육이 등한시 되고 결국 요즘 아이들의 도덕성이 바닥을 드러냈다고 하는 소리가 나오는 것 아닐까요?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