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작성하기 전에 저는 탁재훈의 안티도 아니며 그렇다고 팬도 아닙니다. 중립의 입장에서 탁재훈을 바라왔고, 이상하게 강호동이 방송계에서 은퇴하면서 탁재훈이 방송가에 슬슬 얼굴을 비추고 있어 탁재훈에 대해 써보려고 합니다. 또한 때마다 탁재훈이 왜 계륵인가를 여실히 보여주는 결과가 이번주에 나타났습니다.

바로 월요일 프로그램 '안녕하세요'의 게스트로서 탁재훈.
그리고 화요일 프로그램 '승승장구'의 MC로서 탁재훈.

이 둘을 비교해 보고자합니다.

먼저 '안녕하세요'입니다. 저는 '승승장구'는 가끔 챙겨보지만 '안녕하세요'는 매주 챙겨봅시다. 이번 주 '안녕하세요'는 1주년 특집으로 제 1회 출연한 게스트로서 탁재훈이 출연하였습니다. 결과부터 말씀드리면 이 날 시청률은 하락하였습니다. 하지만 시청자의 입장에서 재미는 있었습니다. 그것은 김장훈도 아니고 박준규도 아닌 바로 탁재훈때문이었습니다.

물론 탁재훈 혼자서 웃기는 것은 아닙니다. 탁재훈의 전형적인 개그스타일인 '맥 끊기' 와 '장난스럽게 비하하기'가 안녕하세요의 MC인 신동엽과 이영자 그리고 컬투와 딱 맞아떨어졌습니다.

방송에서 잠깐 언급하다시피 탁재훈은 '안녕하세요'의 MC자리에 있을 뻔했습니다.

그러나 본인이 버리고 다른 것을 선택하고는 후회하더군요. 어찌보면 이 프로그램 PD는 굉장히 뛰어납니다. 탁재훈을 쓰려면 이런 프로그램에 써야합니다. 아니 이런 MC들과 같이 써야합니다. 바로 '신동엽'입니다. 개인적으로 신동엽만이 탁재훈을 받아줄 수 있고, 거기에 이영자와 컬투가 합쳐진다면 욕은 먹겠지만 분명히 재미라는 요소는 놓치지 않을 것입니다.

21일 방영된 '안녕하세요'에서도 분명 샤이니 민호의 팬들이나 일부 시청자들은 눈쌀을 찌푸렸을 것입니다. 멀쩡한 민호를 탁재훈이 변태스러운 이미지로 몰고 갔기 때문입니다. 이에 신동엽과 컬투, 박준규가 가세했고 분명 보는 입장에서 재밌기는 했습니다. 하지만 과연 이런 개그를 나에게 했다면 어떠했을까? 라고 생각해본다면 얘기는 달라집니다. 방송이라는 제약안에서는 분명 웃고 넘어갈 일이지만 개인적으로 생각하면 그리 좋은 웃음은 아닙니다. 많은 사람들이 민호라는 사람을 무의식 속에서 변태스럽게 인식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즉, '안녕하세요'에서 비친 탁재훈의 모습은 분명히 방송사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워낙 요즘 예능 프로그램들이 자극적이고 시청률에만 타겟팅을 맞추고 있기 때문에 탁재훈과 같은 역할을 해줄 사람도 분명히 있습니다. 다만 정도가 지나칠 때가 있기 때문에 시청자들의 비난을 항상 몰고 다닙니다.

예전 상상플러스를 통해 대상을 탔던 탁재훈의 모습이 기억납니다. 그때의 탁재훈의 모습이나 지금이나 크게 차이가 난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다만 환경이 적합했을 뿐입니다. 이휘재와 신정환이 그를 밀어줬고 노현정을 짖궂게 괴롭히는 모습은 선을 넘지 않은 애교스러운 장난이였기 때문에 비난의 화살을 피해 연예대상이라는 큰 영광을 안겨주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어떨까요?

'승승장구'를 통해 살펴봅시다.


'승승장구'는 '안녕하세요'와는 사뭇 다릅니다. '승승장구'는 단독 게스트가 출연하고 김승우와 MC가 게스트의 사연을 '들어주는' 프로그램입니다. 다른 예능 프로그램과는 스타일이 다릅니다. MC들이 자신들이 치고 나가는 경우는 거의 없으며 게스트 위주의 토그 예능입니다.

그래서 어찌보면 튀지 않는 MC를 섭외하는 것이 옳습니다. 그런 점에서 하차한 정재용을 대신 투입한 탁재훈의 모습은 최악의 선택이였습니다. 승승장구에서의 '맥 끊기' 나 '장난스럽게 비하하기'는 물과 기름에 비유할 수 있습니다. 게스트가 진지하게 자신에 대한 이야기를 얘기하는 경우에서도 탁재훈은 맥을 끊기 일쑤이다라는 여론이 지배적입니다.

사실 이수근이 MC로 발탁되었을 때에도 이수근이 자신의 끼를 주체못하고 나서지는 않을까? 라는 의문을 표했지만 이수근은 1박2일에서의 모습과는 달리 게스트의 속내에 대해 공감해주면서 중간에 추가 질문하는 정도에만 그치고 있어 적합한 발탁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탁재훈은 프로그램의 성격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것이 사실입니다.

'승승장구'에서의 정적함대신 활력을 불어넣는 것도 좋지만 '승승장구'만의 프로그램 매력을 버리면서까지 활력을 불어넣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막 탁재훈은 TV에 얼굴을 드러내고 있는 단계입니다. 김구라의 '공격형 토크'와는 다른 탁재훈만의 '공격형 토크'를 사랑하시는 분들도 많이 계시지만 때와 정도를 지켜야 하는 법입니다. 탁재훈이 앞으로 어떻게 될지, 시청자들의 뭇매를 맞을지는 알 수 없는 일입니다. 하지만 어제와 같은 모습을 보여준다면 탁재훈은 제2의 전성기가 아닌 제2의 침체기 아니, 지속됐던 침체기가 이어질 수 밖에 없습니다. 결국은 계륵으로 칭해지는 탁재훈에게 달린 일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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