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 정글의 법칙 4회를 통해 드디어 악어섬에서 그들(김병만,리키 김,류담,황광희)이 탈출했다. 필자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프로그램으로 지나친 경쟁과 가벼운 웃음코드로 시청률만을 타겟팅으로 하는 여타 프로그램과 달리 김병만의 달인의 법칙인 아프리카 오지에서 생존을 위한 사투를 벌이는 과정에서 순도 100%리얼리티 웃음을 보여준다.

첫 방영때만 해도 슈퍼스타K3의 그늘에 가려 빛을 보지 못했었다. 필자 또한 '정글의 법칙'이래봐야 아프리카 부족들 틈에 끼어 동거동락하면서 부족들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고 체험하는 프로그램일꺼라고 위험한 예측을 했었기에 첫방송을 보지 못했다. 하지만 우리가 생각하는 시청률과 흥행은 어찌보면 이들에게 사치일 뿐이다. 생존이 걸린 문제에서 프로그램의 시청률과 흥행을 위해 계획하고 행동하는 것은 불가능해 보인다.
 

'달인 김병만'이라는 자신의 타이틀을 걸고 프로그램을 만든 김병만조차 인터뷰를 요청하는 제작진에게 화를 내는 모습까지 보여주었다. 또한 무사히 야생에서 문명의 세계로 귀환한 김병만은 늦은 밤 TV를 보며 깔깔대는 시청자들에게 "이게 웃겨요? 난 살려고 발버둥 쳤는데.." 라고 절규한다.

아무리 '달인'이라고 불리는 김병만이라고 하지만 아프리카 오지 무인도 '악아섬'에서 새로운 삶은 스스로 개척하기란 쉽지 않아 보였다. 또한 맏형이라는 막중한 책임감을 가지고 나머지 3명의 동생들을 이끌어야 하는 모습에서 특히 그러했다. 인간의 기본권인 의식주 중 식과 주를 스스로 해결해야 했다. 보는 입장에서조차 모든 것들이 소중해지는데 하물며 이들에게는 어떻게 느껴졌을까? 대한민국 최고의 개그맨과 예능돌이라는 타이틀은 대자연의 앞에서 한없이 초라하게 느껴졌다. 그러나 그들은 생존을 위해 모든 타이틀을 내려놓고 오직 무인도에 떨어진 평범한 인간임을 자초했다. 그렇기에 본능에 충실했고 동생들을 닦달하는 김병만과 하닐없이 자책하는 황광희의 모습은 시청자에게 실망감을 자아내기도 하였다.

그러나 그들은 그들만의 협의와 이해로 시간이 갈수록 좋은 모습을 보여주었고, 일주일이라는 긴 시간을 별탈없이 지나갈 수 있었다. 마지막날 악아섬을 탈출할 때 총을 들고 그들을 지키는 원주민의 모습에서 그들이 얼마나 무섭고 혹독한 야생에 서 있었는지 알 수 있었다. 나조차 악아섬에서 탈출하면 환호를 지르며 기뻐할 줄 알았으나 뜻밖의 먹먹함과 김병만의 눈물에서 이들이 얼마나 힘들었을까를 생각할 수 있었다. 환호가 아닌 '나 사실 .. 섬에서 많이 힘들었었다..'라는 김병만의 대사 한마디가 진한 감동을 주었으며 앞으로 이 네명이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더욱 기대하게 만들었다.

일주일간의 무인도 생활 이후 한국으로 돌아올줄 알았지만 그들은 또다른 도전을 감행했다. 다시 한 번 좋은 모습을 보여준 정글의 법칙의 김병만,리키 김,류담,황광희에 감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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