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의 초등학교 시절 장래희망은 무엇이였나요?

제 초등학교 시절 장래희망은 과학자였습니다. 그 당시 친구들의 장래희망을 보면 대통령, 경찰관, 소방관, 선생님 등이 많았습니다. 그 당시 자신이 좋아하고 선망하는 직업, 말 그대로 장래희망이였지요. 꿈은 크게 가져야 한다는 선생님과 주변 어른들의 말씀을 듣고 공부와는 관계없이 항상 장래희망만은 거창했습니다. 중학생, 고등학생을 거치면서 현실을 직시하고 장래희망이 바뀌긴 했지만 적어도 초등학교시절은 어린 나이에 어울리면 순수한 꿈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의 아이들은 다른가 봅니다.
이번주 방송된 '세대공감 1억 퀴즈쇼'에서 이런 설문조사가 있었습니다.

'2012년 현재, 초등학생 장래희망 1위는?  1.번공무원  2번 연예인 3번 운동선수

실제로 전국 초등학생 1000명을 모집단으로 설문조사했다고 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연예인이나 운동선수를 생각했지만 아이들은 생각보다 현실적으로 공무원을 장래희망으로 가장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공무원이 전체의 42.5%, 연예인이 38.8%, 운동선수가 10.6%, 기타가 8.1%로 집계되었습니다.


그런데 아이들이 공무원이 어떤 일을 하는 직업인지 알고 장래희망으로 선택했을까요? 성인들도 사실 공무원이 어떤 일을 하는지 잘 모르는데 아이들은 두말할 필요도 없지요. 그런데 왜 아이들이 공무원을 장래희망으로 선택했을까요? 아마도 부모들의 강압적 희망이 스며든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공무원은 주말에도 쉬고, 해고되지도 않고, 정시출근 정시퇴근하고, 노후도 보장되니 그보다 좋은 직업이 없다고 아이들에게 입이 닳도록 말해주니 어린 나이에 아이들은 아무것도 모르고 그저 공무원이라고 장래희망란에 적는 거지요. 사실 주말에 출근하는 것이 예사이고, 정시출근 정시퇴근은 꿈도 못꾸는 것이 공무원인데 말이에요.

아이들의 장래희망 2위로 꼽힌 연예인에도 상당히 문제가 있어 보입니다. 언론이 늘 그렇지만 연예인 이면의 고충은 감춘채 화려한 모습만을 비추니 아이들이 현혹되기 쉽겠지요. 우리들이야 현실을 잘 알고 있잖아요? 그러나 아이들은 현실을 직시하는 능력이 떨어지다 보니 TV에 비춰진 연예인의 화려한 모습만을 보고 그들을 쫓고 있습니다.

심각한 것은 그런 아이들은 어린 시절부터 학습에 손을 놓는다는 점입니다. 실제로 연예인을 꿈꾸는 대부분의 아이들이 대체적으로 학습능력이 떨어집니다. 또한 기초학습부진아의 상당수가 장래희망으로 연예인을 꿈꾸고 있습니다. 왜 그럴까요? 아이들에게 물어보면 아이들은 이렇게 대답합니다.

'저 연예인 될거에요. 그러니까 어자피 공부는 안해도 되요'

앞서 언급했다시피 아이들이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는 매체, TV가 아이들이 연예인을 희망하도록 부추기고 있고 TV가 사라지지 않은 한 그런 현상은 어쩔 수 없는 것입니다. 다만, 많은 아이들이 자신이 진정 잘하고 희망하는 직업이 무엇인지 모른 채 언론에서 조명하는 화려한 연예인을 자신의 장래희망으로 착각하고 사는게 아닌가 걱정스럽지요.

결국은 위와 같은 문제가 나타나는 현상도 우리나라 초등학교 진로교육이나 직업교육이 교과교육에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미약하기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사실 영어 한시간, 수학 한시간 더하는 것보다 중요한 것이 청소년기 직업교육인데 말이에요. 여러모로 우리나라의 씁쓸한 교육현실을 보여주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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