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의 손글씨가 점점 삐뚤빼뚤해지고 있습니다. 유치원 때부터 올바른 손글씨 지도가 부족한 데다 컴퓨터와 핸드폰의 대중화로 아이들의 글쓰기 기회도 줄어들었기 때문입니다. 또한 집에서는 부모가 컴퓨터 자판을 두드리는 모습, 학교에서는 선생님이 컴퓨터 자판을 두드리는 모습을 보고 자란 아이들이 손글씨를 싫어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실제로 요즘 젊은 교사들은 알림장을 아이에게 적게할 때 칠판에 적기보다는 칠판모습의 컴퓨터를 TV모니터에 비춰주고 자판으로 알림장 내용을 써준다고 하니 아이들이 손글씨보다 컴퓨터글씨에 익숙한 것이 당연한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구글 등과 같은 세계적인 IT업체가 많은 실리콘밸리 지역은 아이러니하게도 초등학교와 가정에는 컴퓨터와 같은 전자기기를 최소화한다고 합니다. 그리고는 이렇게 말합니다.

'전자매체는 단기간에 배울 수 있어 아이에게 굳이 어려서부터 접하게 하고 싶지 않다, 지금 아이들이 배워야 할 것은 아날로그적 읽기와 쓰기이다'

반면 대한민국의 전역에서 불고 있는 전자기기를 앞세운 예를 들어 2014년부터 디지털교과서를 보급하고, 수학시간에 계산기를 사용하는 등의 방법은 어떤가요? 이런 스마트식 교육방법이 실제로 우리 아이들을 진정 스마트하게 해줄까요? 얼마전 한 블로거에 의해 작성된 '스마트한 사람은 스마트폰을 쓰지 않는다'와 같이 스마트기기가 더 이상 우리를 스마트하게 만들어주지 않는 세상에서 아날로그식 교육에 대해서 한번 쯤 생각해봐야 할 때입니다.


아이들에게서 멀어지고 있는 손글씨 교육은 우려의 산을 넘어 포기의 골짜기로 들어서는 듯합니다. 초등학교 저학년 교실을 살펴보면 글쓰기 교육이 소홀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컴퓨터 키보드를 이용한 이메일과 핸드폰을 이용한 문자메세지가 일상화된 세상에서 교육정책, 학교, 교사 모두 손글씨를 소홀히 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학교에서 한타와 영타를 얼마나 빨리 치는지 경쟁하고 평가하는 시간은 있지만 정작 누가 글씨를 바르고 예쁘게 쓰는지는 경쟁도 평가도 이루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손글씨는 이제 구시대의 유물이고 비효율적 활동인 것일가요?

그러나 윌스트리트저널은 칼럼을 통해 손글씨 교육을 포기하는 것은 인간 정신의 디지털 종속을 가속화하는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또한 영국 더타임즈는 어린이가 손으로 글쓰기를 연습할수록 뇌 활동이 활발해진다는 연구결과를 소개했고, 글씨가 엉망인 어린이일수록 학업 성취도가 낮다라는 연구 결과도 제시했습니다. 손글씨 교육의 새로운 효과를 입증한 것이지요.

실제로 손글씨를 주제로 한 연구학교를 살펴보면 1년간의 손글씨 지도결과 아이들의 학업성취도 뿐만아니라 아이들이 대체적으로 차분하고 온순해졌다고 합니다. 이처럼 손글씨는 손과 두뇌가 함께 움직여 기억력과 창의력을 높여 주고, 종이책을 넘기는 소리와 책내음 그리고 사각사각 연필심 움직이는 소리가 아이들을 평온하게 해줍니다. 손으로 글씨를 쓴다는 것은 단순한 쓰기의 차원을 넘어 인성과 학습, 뇌 전반에 영향을 주는 지적활동이라는 얘기지요.

손으로 한 글자 한 글자에 정성을 기울이며 쓰는 것은 생각도 감성도 살아나 뿌리가 단단한 아이가 되는 밑거름이 될 것입니다. 저학년시기에 단순 반복활동이 자칫 아이에게 지루함을 유발할 수 있으니 엄마와 함께 동화 따라쓰기, 글자빙고 놀이하기 등을 함께한다면 손글씨 지도는 물론이고 부모와의 유익한 유대관계도 형성할 수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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