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은 정말 희한한 나라입니다. 단일민족, 반만년의 역사, 백의민족, 과학문자 등 나라안에서는 자부심이란 자부심은 다 펼치면서 정작 영어라고 하면 설설 기는 대한민국은 정말 희한한 나라입니다. 얼마전 드라마 '뿌리깊은나무'에서도 조명되었듯이 한글은 그 과학성이 뛰어날 뿐만 아니라 실용성 면에서도 단연 의뜸입니다.

그런데 한글에 무슨 불만이 있어서 우리나라는 영어를 무슨 신주단지 받들듯 대하는 것일까요? 세계 공용어라서요? 왜 우리 정부는 영어 영어 노래를 부르는 것일까요? 정부의 미친 영어사랑 정책에 조기유학으로 정상적인 가정생활을 못하는 가족이 얼마이며 그로인한 낭비 그리고 사교육, 하다못해 설소대수술까지 정말 대한민국이 영어에 미쳐가는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처럼 영어에 목숨거는 나라도 없습니다. 국민들 개개인의 영어 실력은 어느정도 만족할 만한 수준일지 모르나 정작 우리나라 영어교육은 대단히 비효율적입니다. 정작 영어가 필요없는 사람들까지 영어를 하지 않으면 사회적으로 인정받을 수도 성공할 수도 없지만 그만한 노력의 대가로 영어를 사용하지는 않습니다.

반면 정작 영어가 필요한 분야에서는 대단히 취약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바로 번역이 그것입니다. 아시다시피 작년 카이스트 학생 4명, 교수 1명이 자살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이 학생들은 왜 자살했을까요? 카이스트에서 영어와 관련없는 다른 분야의 학문들까지 영어로 수업했기 때문입니다. 어느 한 분야에서 특출나게 우수한 인재가 영어를 못한다면 처참하게 짓밟혀지는 교육시스템이 바로 우리나라 최고의 인재들이 다닌다는 카이스트였습니다. 모국어로 수업해도 이해하기 힘든 학문분야를 영어로 수업하니 학생들도 이해하기 힘들 뿐 아니라 교수또한 자신의 연구분야 외에 영어라는 부담이 가중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런 멍청하고 비효율적인 시행한 이유가 뭐였는지 아십니까?

영어로 수업해서 영어를 잘하겠다는 것이 아니였습니다. 모국어로 수업했을 경우 의미전달에 한계가 있다는 이유였습니다. 한 언어를 다른 언어로 번역하는데 의미전달의 오류가 생기거나 어려움을 겪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합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번역이 취약해서 그 갭이 너무도 크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영어교육에 미친듯 집착하는 우리나라에서 대학교재하나 제대로 번역하지 못해 학생들을 죽음으로 몰고 간 것입니다.

또한 노벨상(노벨평화상 제외) 하나 없는 나라가 우리나라입니다. 정부는 우리 한글이 너무나 뛰어나서 그것을 영어로 번역하는데에는 한계가 있다고 마치 의기양양하게 말하지만 정작 부끄러운줄 알아야합니다. 일본과 비교하는 것은 싫지만 일본은 기초학문분야와 번역사업이 엄청나게 잘되있어서 왠만한 원서논문은 깔끔하게 일본어로 번역되어 나온다고 합니다. 또한 우리나라처럼 국민모두에게 영어에 목 매달도록 하는 정책을 펼치지 않아도 수많은 인재가 노벨상을 받았습니다.

얼마전 노벨물리학상을 수상한 일본인은 외국 경험도 전무하고 영어는 거의 모른다고 합니다. 시상식에서조차 통역을 동행하여 일본어로 수상소감을 발표하였습니다. 어떻게 영어는 한마디도 못하는 노벨물리학상을 받았을까요? 일본인이 우리나라보다 엄청나게 뛰어난 걸까요? 아닙니다. 일본의 번역사업이 우리보다 월등하게 발달해 있기 때문입니다. 반면 우리나라는 가볍게 읽는 소설책만 보더라도 정말 유치하기 짝이 없는 직독식의 번역에 문맥의 흐름을 끊을 때가 종종 있을만큼 그 수준이 떨어집니다.

대학에게 하고자 하는 말은 수학, 과학 같은 학문은 그 자체로 언어라는 것입니다. 과학적 사고력과 창의적인 발상은 영어에서 나오는 것이 아닙니다. 또한 정부에게 하고자 하는 말은 정작 장려하고 지원해야할 영어분야(번역 등)에는 미흡한채 모든 국민들에게 점수를 위한 스펙을 위한 영어만 강요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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