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 충북 청주의 한 중학교에서 친구들과 장난을 치며 놀이를 하던 남학생이 갑자기 숨졌습니다. 경찰의 정황설명에 따르면 청주시 A중학교에서 친구들과 단체놀이를 하던 B(13)군이 갑자기 의식을 잃고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또한 같이 놀이를 즐기던 친구들에 의하면 B군이 복부에 충격을 받고 쓰러진 뒤 깨어나지 않아 양호실에 알렸다고 합니다. 양호선생님의 응급조치를 받고 병원으로 옮겼지만 사망하고 말았습니다.

경찰은 정확한 사인을 위해 이날 부검을 의뢰하였고 당시 사고 현장에 있는 학생들을 상대로 지나친 신체접촉이 있었는지 여부를 살피는 등 사망원인을 추정하고 있습니다.

아마 사망원인은 한 때 유행하던 '기절놀이'인 것 같습니다. 복부에 충격을 받아고 쓰러진 뒤 깨어나지 않았다는 설명에서 유추할 수 있습니다. 언제적 놀이인데 새삼스럽게 기절놀이를 언급하느냐 하지만 각종 포털사이트에 <기절놀이>로 검색하면 최근에도 수많은 학생들이 기절놀이를 즐기고 있고 자랑인양 동영상을 찍어 자신들의 블로그나 게시판에 올리고 있는 것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기절놀이란 목을 조르거나 가슴을 강하게 눌러 숨을 제대로 쉬지 못하게 해 뇌에 산소공급을 의도적으로 차단, 저산소증으로 인해 일시적으로 실신하게 하는 놀이입니다.

도대체 요즘 청소년들은 왜 이런 위험한 놀이를 즐기는 것일까요?

80~90년대만 해도 공기놀이, 딱치치기, 고무줄놀이 등을 하며 흙과 자연과 함께 자라왔습니다. 하지만 요즘 청소년들은 자극적인 티비프로, 영화, 잔인한 컴퓨터 게임 등 매체에 영향으로 인해 자극에 대한 역치가 높아진 것 같습니다. 따라서 구슬치기, 비석치기 이런 놀이들은 시시하고 재미없는 놀이로 치부되었으며 강렬한 자극과 스릴을 즐기는 놀이를 선호하게 되었습니다.

그로 인해 쉽고 보는 이로 하여금 스릴을 느끼게 하는 기절놀이가 급속도로 퍼져나갔고, 기절놀이를 실제로 경험한 청소년이 20% 가까이 된다고 합니다. 하지만 아이들은 죽음의 놀이의 위험성을 모른 채 그 오묘한 환상을 즐기고 있는 것 같습니다.

지금 혹시 이 글을 읽는 청소년이 있다면 위험성을 인지하여 소중한 생명을 잃는 어리석은 실수를 하지 않길 바랍니다.

기절놀이의 위험성

우리 몸 중 산소공급에 가장 예민한 곳은입니다. 뇌는 신체가 소비하는 산소량 중 30%를 사용하고, 그 다음이 폐, 심장 순입니다. 뇌에 산소가 부족하면 정신이 몽롱해지는 느낌이 든다고 합니다. 매연 때문에 숨이 막히거나, 환기가 안 되는 지하공간에서 정신이 아찔해 지는 느낌처럼 '기절놀이'는 이런 저산소증을 인위적으로 유발하는 행위입니다. 목을 조르면 경독맥이 눌려 머리로 가는 피를 막게 되고 순간적으로 머리가 핑 돌면서 뇌에 저산소증이 찾아옵니다. 그로 인해 의식을 잃게 되고 흉부를 압박하는 행동 또한 호흡을 방해함으로써 뇌에 산소공급을 막아 저산소증에 빠지게 합니다.

저산소증이 무서운 이유는 사망에 이르지 않더라도 가져오는 되돌릴 수 없는 뇌 손상 때문입니다. 호흡을 멈춘 지 10분이 지나면 뇌손상은 심각해지고 숨이 멈춘 지 20분 정도 지나 병원에서 심폐소생술을 한다면 생명은 건지지만 신체, 언어장애 등 후유증이 남습니다. 일반적으로 산소가 부족한 환경이 되면 우리 몸은 숨을 빨리 쉬고 심장 박출량이 많아지는 등의 방어 기재를 작용하며 뇌신경을 보호합니다. 하지만 기절놀이와 같이 강제적으로 갑작스럽게 산소를 차단하면 인체는 방어 기재를 작작용할 틈도 없이 급격히 저산소증으로 빠져듭니다. 기절놀이 도중 수 분간 정신을 잃을 정도가 되면 기억력, 집중력 저하, 발작 등의 후유증이 생깁니다. 심각할 경우 뇌사상태나 사망에 이를 수도 있습니다.


위 학생은 실제로 외국에서 기절놀이를 하다 처음으로 사망한 학생입니다. 이후 우리나라에서도 기절놀이를 하다 수많은 학생들이 사망하고 뇌사상태에 빠지기도 했습니다. 운좋게 깨어난 학생들도 아마 무의식 중에 상당한 뇌손상을 받았을 거라 생각합니다.

아이들이 기절놀이는 하는 이유는 호기심도 있지만 과도한 입시경쟁과 부족한 놀이로 인한 스트레스에도 있습니다. 어른들조차 일주일에 6일일하는 것이 과도한 스트레스와 삶의 질을 떨어트린다하여 주 5일제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사회와 어른들은 정신적,신체적으로 성장하지 못한 아이들을 일년에 설날,추석 빼고는 학원,학교,공부의 틀, 즉 스트레스의 틀에 가둬두고 있는 것이 우리 교육현실입니다. 학부모는 아이들에게 공부만을 강요하기보다는 하루빨리 건전한 놀이문화와 가족만의 유대를 쌓아야 하며 정부는 청소년 놀이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대책마련의 시급함을 인지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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